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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홍시
이 름 박모니카수녀
작성일 2019년 10월 2일 조 회 186
첨부파일 없음
내 용

빨리 하느님께 가야하는데 내가 너무 오래 산다...’

요즘 들어 자주 말씀하시는 나의 어머니는

올해 연세가 팔십 팔세.

 

모든 과일을 참 좋아하셔서 밥은 안 드셔도

과일은 꼭 챙겨 드시는 그런 분이신데

특별히 홍시 사랑은 식을 줄 모르십니다.

 

한자리에 홍시를 몇 개씩을 드시면 배변이 걱정이 되어

엄마, 홍시 너무 많이 드시는 것 아니에요? 화장실 가시기 어려울텐데?’

말씀드리면 어머니는

괜찬아. 괜찬아. 어릴 적에 마이 묵어도 하나도 걱정 없다.

백 개 먹어도 괜찬아. 걱정을 마시게...’ 하십니다.

 

홍시사건에 대해 잊혀 지지 않는 오래된 기억이 있어요.

 

젊은 시절, 한복 만드는 일을 하셨던 어머니께서

그날따라 일이 많아 늦은 저녁에 집으로 들어오셨을 때,

언니와 나는 저녁을 준비 하는 것을 잊고

이야기에 빠져들어 깔깔대고 있었죠.

 

어머니가 들어오셨을 때에야

비로소 저녁이 준비되지 않았음을,

그리고 방안이 아주 어질러져있음을 깨닫기 시작했고,

언니와 나는 괜히 부산스럽게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이런 모습을 지켜보시다 어머니는 급기야 큰소리로

큰 기나 작은 기나 잘~~한다.’

야단을 치시면서 저녁을 준비하셨습니다.

그러나 쉽게 그 화가 가라앉지 않을 듯 보였었죠.

 

어머니가 저녁준비에 한창인 그때

언니는 집 가까이 있는 시장에 가서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홍시를 사가지고 와서는

쟁반에 담아 슬그머니 어머니 쪽으로 밀어드렸는데

어머니는 언니를 한번 쎄 게 째려보시고는

이런 거는 머할라꼬 사왔노. ?’ 하시며 화가 가라앉지 않은 얼굴로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는 눈초리와 함께 국을 끓이셨습니다.

 

밥상을 차리고 반찬을 놓으려고 부엌에 갔을 때

홍시가 담겨있던 쟁반에는 꼭지만 벌써 3개나 떨어져 있었고

어머니는 홍시를 입속에 넣고 연신 입을 오물거리며 행복해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언니와 나는

박장대소하고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오늘 자식향한 애틋한 내 어머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노래가 있어 소개를 합니다.

 

바로 나훈아씨의 홍시인데요,

이 노래의 가사 말을 보면서

자식에 대한 애절한 마음이 배여 있는 어머니의 모습과

이 어머니가 홍시를 좋아하셔서,

장성한 자식이 홍시만 보면 어머니가 생각이 난다는 노래인데

꼭 내 마음을 표현해 주는 것 같아 너무나 의미가 깊게 다가옵니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엄마의 모습,

눈이 오면 눈 맞을 세라, 비가 오면 비 맞을 세라,

험한 세상 넘어질 세라, 사랑 때문에 아파할 세라

오직 자식걱정으로 한 생을 살아내시는 내 어머니의 마음이

어쩌면 이렇게 잘 전달되고 있을까...

 

이 작은 과실 홍시를 통해,

홍시를 즐겨 드시던 내 어머니의 유년의 모습과

애지중지하여 자식을 키워낸 자존심 강한 어머니의 고단한 삶이 교차되어

마음이 짠하면서 코 끝이 따가워집니다.

 

생각해보면 이 노래는 내 어머니뿐만 아니라

이 땅의 모든 보통 사람들의 어머니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잘 보여주는

구수하고 정겨운 노래라 찡하게 눈물이 나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자연을 안겨주는 가을,

감나무마다 홍시가 발갛게 익어가고

익은 홍시가 떨어질세라 요리조리 살피던 눈길 따라

내 마음도 발갛게 물들던 동심에 나도,

어머니였던 적이 없는 작은 소녀도 거기에 함께 있네요.

 

점점 깊어가는 가을,

우리를 키워내시던 그 어머니의 마음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곱게 발갛게 익어가는 홍시를 선물로 준비하며

나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되새겨주고 다독여주는

나훈아씨의 홍시노래를 함께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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